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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어준생각

[2019.09.23]

안녕하세요. 김어준입니다.



‘단독 정경심 처음 봤다던 병원장은 서울대 동기였다.’

채널A 단독인데, 내용인 즉은

“정형외과 치료를 주로 하는 이 병원에 조국 장관의 부인 정경심 교수가 입원했다. 이 병원 원장이 서울대 의과대 81학번으로 영문과 81학번인 정교수와 동기다. 해당 병원장은 정교수를 과거에도 몰랐고 이번에 처음 봤다고 한다.”



이게 내용의 전부입니다. 그 뒤가 없어요. 뉴스 잘린 줄 알았습니다. 서울대 한 해 입학생이 몇 천 명에 같은 캠퍼스, 같은 단과대, 다른 과라도 누가 누군지 모를 판에 서로 캠퍼스부터 다르고 더구나 ‘40년 전에 학번이 같다’는 이 보잘 것 없는 쪼가리 사실 하나가 이렇게 ‘단독’이 됩니다.



40년 전 같은 대학 입학했다. 끝. 이게 뭡니까? 더 웃긴 건 그래서요, 서로 알았다고 칩시다. 아는 사람 병원 가면 안 되나요?



정교수와 해당 원장이 우회상장의 플랜을 같이 짰다던가, 원장이 익성의 대주주라든가, 뭐 이런 게 뒤에 나올 줄 알았어요. 없습니다.



어떤 사람이 화성 연쇄살인 시기에 화성의 주민이었다. 끝.

이런 게 보도됩니까? 이런 거 본 적 있으세요? 이런 보도는 아무도 안 해요. 그런데 그런 보도보다 더 형편없는 보도입니다. 화성에서는 당시 연쇄살인이라도 있었죠. 40년 전 서울대 동기라서 뭘 어쨌다는 겁니까? 같은 학번이 범죄예요?



이런 무의미한 보도가 단독이 되는 게 지금 상황입니다.

미쳤다.



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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